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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강의를 할수록 내책을 빨리 써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습니다.

내가 경험으로 깨닫고 개발한 콘텐츠가 기존의 책보다 훨씬 빠르고 쉽게 러시아어를 말하게 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프린트물을 모아 실제 출강에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내책이 정식으로 출간되지 않았을땐 강의를 할때마다 외주를 준 업체에 허가를 받아야 했습니다. '내게 이런 이런 형태의 출력물이 있는데 시중 교재 대신 내출력물로 대신 강의를 하고, 내게 출력 비용을 지불해 달라.'고 허가를 받아야만 진행이 가능했습니다. 업체측에서는 그냥 책으로 사서 하지 참 불편하게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그렇게 대충 정해진 책으로 고생하며 강의를 해야하는건 나였기에 끈질기게 그들을 설득했습니다. 내가 외교부에서 강의를 했을때 이야기 입니다. 약 24시간동안 기초를 끝내줘야 하는 강의였고 3개월간 진행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기존의책은 그어떤것을 구입하더라도 어차피 끝낼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난 내가 인터넷강의로 준비했던 콘텐츠를 종이파일로 만들어 하루에 1과씩, 총 24강의 강의록을 만들었습니다. 그 강의에 참석하는 사람은 총7명이었는데 3개월뒤엔 2명만 자리에 남아있었습니다. 그중 한명은 당장 러시아로 떠나야 해서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큰사람이었고, 또 다른 한명은 외국어를 배우는것 자체를 즐겨 많은 언어를 조금씩 맛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큰 사람은 매일 배우는것에 충실했습니다.

난 어렵게 가르치는것이 정말 싫어 매일 A4용지 2장 분량정도만 수업했고 그분량이 1과에 해당되었습니다. 그러니 24강을 모두 채우면 약 50장 안팎의 책이 되었습니다. "50장 가지고 수업이 됩니까?" 내게 배운 그첫번째 학습자는 몇개월뒤 주재원 시험에 통과해 러시아로 발령이났습니다. 내가 단기간에 그렇게 말과 표현부터 할수있는 콘텐츠를 만들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그런데 후자에 해당되었던 학습자, 이런저런 언어를 조금씩 보던 학습자는 조금 달랐습니다. 그는 3개월 내내 계속 다른책을 가져왔습니다. 물론 학습의 열정은 높이 삽니다. 문제는 내가 알려주는 기본적인 것이 하나도 안되어 있으니 다른책을 봐도 적용을 하지 못하고 한시간 내내 헤맸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것입니다. 'ㄱ'자를 배우면 '가' '고' '구'를 알아야 하는데, 그는 'ㄱ'도 모른채 '가방을 산다'란 문장을 보고 있으니 당연히 모를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서 그가 마지막에 내게 남긴 말이 있습니다. "책이 없으니 수업내내 불편했습니다. 아무튼 수고하셨습니다." 그말을 듣고 난 바로 모든강의를 접고 책부터 써냈습니다.

내게 자동화 시스템이 없을때 난 앵무새 강사였다

내가 책을 써내며 빠르게 진행한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내 교육을 영상으로 자동화한 일입니다. 시간이 들어도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기로 한 이유가 있습니다. 난 출장 강의와 학원강의를 한 경험이 많습니다. 영어가 아닌 제2외국어다 보니 기초강의 의뢰가 가장 많이 들어옵니다. 알파벳부터 기초 회화정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래서 기초 회화를 정복할수 있는 프로그램을 먼저 기획했습니다. 정식책이 나오기 전에 진행되는 수업이 있어 급히 프린트물을 묶어 만든 교안을 내 강의에 활용했습니다. 그런데 또하나의 어려움을 발견했습니다. 출장강의를 할때마다 학원에서 수업을 할때마다 난 한이야기를 반복하고 또 반복해야 했습니다. 한두번은 그럴수있다 싶습니다. 그런데 매시간마다 같은내용을 무한반복을 하다보면 어느순간부터 내가 지쳐갔습니다. 학원을 가면 수강생이 여러명 있습니다. 출장강의도 그렇습니다. 그들이 돌아가며 출석합니다. 회사일로, 출장으로, 워크샵으로 돌아가면서 빠집니다. 그럼 난 한말을 계속 반복합니다.

계속 그런생활을 반복하다 보면 '잘가르치자'라는 생각이 '시간만 잘지키자'라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시간만 잘지키자'는 생각은 곧이어 '주어진 시간만 잘 때우자'로 바뀌었습니다. 시간이 더흐르자 '주어진 시간만 잘때우자'는 '가능한 늦게 시작하고 일찍 끝내자, 쉬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늘리자' 라는데 까지 뻗어나갔습니다. 출장 강의를 나가면 오히려 이런선생님을 학습자들이 선호했습니다. 하나라도 더알려주는 강사가 아닌 주어진 수업시간을 재미있게 해주는 강사를 선호했습니다. 아이들하고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그들도 배우고싶어서 오는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시켜서 하는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나도 모르게 점점 내강의를 지루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었습니다.